처음 육아, 자녀교육 팟캐스트를 계획하며 가졌던 포부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그간 IVF 내에서 꽤 높은 청취율을 가졌던 학사회 팟캐스트는
싱글 학사들과 남자 학사들(아빠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처음 꾸렸던 멤버들 중 아빠 패널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등.
첫 포부와는 달리 소수의 지식인 마니아층만이 애청하는(ㅋㅋ)
팟캐로 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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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결과이긴 하지만 솔직히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은 자녀교육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부부간의 육아분담, 아내의 경력단절,
아이의 교육을 고려한 집 마련, 그에 따르는 가계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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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진 부부를 정상 가정으로 생각하는 사회구조에서
아이가 없는 부부, 싱글, 성소수자들이 비정상이 되는 현상도.
육아와 교육의 늪에 빠진 부모와 부모가 아니므로 비정상 취급을
받는 타자들 간의 배려없음, 혐오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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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한 팁을 알기 위한 측면도 있었지만
팟캐스트를 하면 할수록 내 부모와 나의 관계를 돌아보게 되고
그 연장선 상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나와 내 아이의 관계를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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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의 말대로 학생들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선생부터 자유로움을 경험해야 하듯
양질의 육아, 똑소리 나는 자녀교육,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양질의 행복을 누리고 있어야 하고
먼저 부모가 멋지고 배울 점이 많은 철든 어른이어야 하고
먼저 부부가 좋은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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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누군가를 요람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했던 그 부모의 입장이 되니
사실 그것이 당연하지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질 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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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경우, 아이에 대한 관심 그 자체보다는
아이를 잘 키우는 아빠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저부터 많이 배운 것에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저'의 필요에 꼭 맞는 팟캐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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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장비와 컨텐츠에도 꾸준히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한 <요람에서취업까지> 패널분들에게도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