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회 관련해서 자끄 엘룰 등을 언급하며 기술에 비판적인 이들 가운데에는 서울공화국에 살면서, 자동차를 몰고 노트북과 스마트폰, 타블릿 PC를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적극적으로 기술의 진보를 흡수한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일상영역에서 기술 발전과 적극 동행하는 현실 대비 기술문명에 대한 이상적 비판 사이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실상 당사자들은 언행의 불일치, 더 나아가서 자신은 비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 우월감을 행사한다는 비난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언젠가부터 일상과 괴리된 비판에 자신이 없어졌다. 한동안 거대도시 서울을 떠나지 못하고, 고가의 가전제품을 쓰지는 않아도 대체로 기술사회의 혜택을 적극 수용하는 나에게 있어, 인생의 상당 시간을 귀농하여 농부였던 엘룰이나 문명을 전적으로 거부했던 니어링 부부, 멕시코 전쟁에 항의하여 오두막 생활에 전념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삶은 피부에 와 닿지 않게 참 멀기만 하다.
내가 기술사회를 비판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들의 삶처럼 일상의 알맹이가 있을 때가 될 것이다.
*facebook 작성: 2011년 8월 30일 화요일 오전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