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위의 생각이지만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참 현실적인 이론이란 생각을 했다.
이른바 '신학 혁명의 구조'라고 패러디 해도 될만큼 역사적 논쟁들에 있어, 두 개 이상의 양립하는 이론들이 충돌할 때 실제로 그 이론들의 흥망을 설명해주는 설득력 있는 방법으로서 말이다. 포퍼의 견해처럼 진위를 따져서 어느 하나가 바늘에 풍선이 터지듯 펑 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이론이 양립하며 나름의 세를 유지하다가 어느 한 이론이 점점 소멸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이론은 그것을 고수하기 위한 입장에서 보수적 권위를 내세우고 새로 등장한 이론은... 기존 이론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풀이(Problem Solving)를 단행한다. 따라서 두 개의 이론은 마치 다른 문제를 풀고 있는(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두 이론은 한동안 평행선을 달리며 라이트와 파이퍼도 현재 그러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상 지금은 파이퍼와 라이트의 이론의 중첩기라 할만 하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시기에는 어느 한 입장을 버리지 않도록 더글라스 무처럼 양 이론을 포용하는 입장(수정된 개혁주의적 입장)도 등장한다! 풍요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파이퍼가 '칭의논쟁'에서 휘청거리지도 않는 라이트에게 너무 깊이 결정타를 날리려다 빗맞추었다고 느낀다. 그가 바로 그 '파이퍼'라는 점에서 조금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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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K] 톰 라이트, 적인가 동지인가
http://www.christianitytoday.co.kr/inews/inews.html?oo_id=469&oo_day=20110906185705&code=200-015&mode=view
[21세기 신학자들] (41) 더글러스 무 미국 위튼대학교 교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5&aid=000032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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