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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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을 보는 게 참 괴로웠다. 사실 시대적 아픔은 내 이십대가 더 민감했던 것 같다. 굴곡진 현대사를 배우며 피끓는 분노를 떨쳐버릴 수 없어 잠못 들던 기억도 새삼 떠올랐지만... 그건 마치 아내의 처음 모습을 떠올릴 때처럼 조금은 먼발치에서 보듯 아련하다.

정작 내가 괴로웠던 건 그 하나하나 가족사의 비극이었다. 예전엔 내 부모가 그렇게 죽었을 때 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를 생각하곤 했는데 요즘은 내가 죽으면 성하가 보내야할 고통의 세월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 속이 지옥과 같다. 그것도 분노로 점철된 성장기를 성하가 감내해야 한다면... 아...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처럼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까.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세상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의 나라는 어서 도래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생기는 저녁이다. 그것을 믿지 않는 이들도 오늘은 함께 기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광주의 부모와 자녀들에게도 국가와 세상이 주지 못한 평화가 임하길 기도한다.

2012년 12월 3일
2012/12/03 21:56 2012/12/03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