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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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나와 네 엄마의 일과가 되어 버렸구나.

때론 혹여 숨을 쉬지 않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달려와서 너의 작은 가슴에 귀를 대보던 적도 있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너는 내 세상의 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와서는
이제는 나의 모든 것이 되어 버린 듯 하다.

가끔씩 너는 나의 장난기 어린 말투에 킥킥거리며 웃는다.
그 웃음 소리에 너와 네 엄마는 넋을 잃고 너를 바라볼 때가 많다.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밤 늦게서야 돌아오는 아빠의 자리가
네겐 멀게 느껴질까 걱정이 된다.

네가 잠이 들 즈음에 돌아와서 말을 걸면
잠이 달아나서 자정이 되어서야 잠이 드는 걸 아는 네 엄마는
네가 잠을 잘 못잘까봐 걱정하면서도
아빠 구경 시켜주려는 마음에
나를 반기느라 잠이 달아나는 너를 때때로 그냥 내버려 두곤 한다.

네가 하나 뿐인 이빨을 드러내며 웃을 때
난 가끔 내가 네 나이였을 때 네 할머니가 느꼈을 뭉클함을 떠올린다.
할머니는 가끔 전화로 네 새끼 너무 이쁘지? 하며 당연한 사실을 물어보곤 한다.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나이가 아마 지금의 내 나이인 걸 보면
내가 널 생각하는 마음을 네 할머니도 느끼는 것 같다.

네 엄마는 가끔은 화를 못 참는 성격의 사람인데
너에게는 절대 큰 소리나 짜증을 내지 않는 것을 보며
신기해 할 때가 많다.

네 엄마는 자주 자고 있는 나를 깨우곤 하는데
눈을 떠 보면 너의 잠자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럴 때가 많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시선을 너에게 가져가면
너는 마치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존재가 아닌 것처럼 
신비로운 모습으로 내 옆에 누워 있다.

가끔 너는 자다가 크게 웃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듯이 신음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항상 네 엄마와 나는 또다시 정신을 잃고 네 모습을 바라본다.

너로 인해 매 순간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된다.
항상 몸이 약했던 나는 네가 네 엄마의 건강한 체질을 물려받은 것 같아
그것 또한 감사하다.

네가 태어난 이후 네 엄마와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개미처럼 부지런해졌지만
그리고 그로 인해 고단하다는 표현을 자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존재가 우리 사이에 들어와줘서 고맙구나.

네 잠든 모습을 보며 글을 써본다. 사랑한다. 성하야.

백일을 많이 지난 어느 밤.
사랑하는 아빠가.

2009/07/27 23:29 2009/07/27 23:29